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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

결련협회 택견론의 반론 방식에 대한 논고3: 세가지 핵심 주장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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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3 22:55:09





0. 변명 또는 기본 입장
토론을 진행하다보면 부득이하게 토론에서 거론된 인물들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도기현회장님이 가장 자주 거론되며, 택견배틀 선수들, 옛법 연구하시는 분(ㅎ 사범님으로 알고 있음), 그리고 최근에는 장태식 사범님까지 간혹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지하셔야 할 것은 저의 비판은 어디까지나 송덕기옹 택견과의 원형 근접성 여부이지, 그분들의 무술적 성취에 대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입니다. 언급되신 분들은 모두 훌륭한 무예인들이므로 존경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게다가 송덕기옹 택견과 관련한 원형 근접성에서도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기 전까지 원형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지시켜온 공로가 현대 택견 역사에서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저의 결련협회 택견에 대한 원형성 열위 주장은 그것의 실용성(혹은 실전성, 또는 거친 격투 게임 적합성)과는 무관합니다. 간혹 관련된 언급을 제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토론 진행 와중에 흘러나온 곁가지에 불과하다는 점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기본 주장은 송덕기 택견 원형 근접성에서 결련협회 택견이 위대태껸에 비해 열위다라는 것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세 가지의 반론들
삼복님과의 토론 결과, 도기현 회장님의 특강 및 그 후의 주장, 그리고 택견배틀 게시판(http://www.tkbattle.com/bbs/zboard.php?id=fre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042)에 걸린 게시글에서, 결련협회 택견론이 저의 주장, 또는 위대태껸의 입장에 대해 반론하는 방식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쳣째는 [태견] 자료에 대한 무시 내지는 가치 폄하이고, 둘째는 박종관 저서에 나오는 "택견 낱기술론"의 옹호, 셋째는 교차검증론이면서 그 연장선상에 있는 고용우 택견의 원형성 증거 부재론이다. 그것은 고용우 택견의 등장으로 인해 발생한 결련협회 택견의 불편함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말해 결련협회 입장에서 고용우 택견의 등장이 갖는 불편함을 표출한 것이다. 하나씩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태견] 자료의 가치
[태견] 자료는 기존 택견 단체의 택견은 물론이거니와 결련협회 택견에 대해서도 매우 이질적인 자료로서, 모두 송덕기옹의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원형성을 그동안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던 결련협회 택견론에게 존재 자체가 가장 직접적인 반론이 되어 왔다. 대한택견협회(이용복 총사)는 "특정인의 동작을 모방하는 것이 원형 계승이 아니다"(무예신문 2010.12.3)라고 하고, 충주 택견협회(신한승옹, 정경화 문화재)는 "핵과 원리만 같으면 같은 것"(신한승-이용복 인터뷰 녹취록(1996)이라고 하므로 스스로 원형성에 있어서 결련협회 택견에 뒤진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2002년 등장한 [태견]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혹은 기존 3단체에 속하지 않은 극소수의 미조직 직계 제자들(옛택견-감투바위 논쟁에서의 "옛택견"과 같은)들에게나 미약하게 거론되어 왔던, 송덕기 택견의 격투 무술적 모습을 전면에 드러내었다. 더욱이 2008년 그 [태견]에 나온 기예를 모두 보유한 고용우님의 등장은 결련협회의 원형성 우위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결련협회의 택견은 자신의 원형성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태견]의 가치를 부인해야 하며, 그 기술은 모두 보유한 고용우님의 택견을 부정해야 했다. 그 방법은 두 가지로 제기되었다. 하나는 [태견]과 고용우님의 택견을 한풀 기술로 몰아붙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태견] 자료의 가치를 낮추는 것이다. 첫번째 방법은 송덕기옹을 폄하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며, 두번째 방법은 인문학적 무지를 드러낸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1) [태견]과 고용우 택견의 한풀 영향론
택견배틀 게시판에는 희안한 문장이 등장한다(http://www.tkbattle.com/bbs/zboard.php?id=fre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042).

"위대태껸은 겉으로 태견[김정윤]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글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태견[김정윤]에 대한 인식과 수련체계의 동질성은 위대태견이 태견[김정윤]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장은 복합 질문(complex question)과 비슷한 유형의 문장으로서, 대단히 복합적인 주장을 하여 독자들을 호도하고 있다. 복합 질문은 검사나 경찰이 피의자를 유도심문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전제에 숨은 전제를 숨겨놓는 방식이다.

경찰: 네가 거기 간게 그날 새벽 3시지?
피의자: 아니요.
경찰: 그러니까 거기 간건 맞다는 거네.

토론에서 이러한 복합질문 형식을 사용하는 진술은 그런 점에서 악의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복합 진술 속에 숨은 전제들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엉터리 문장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부당 전제의 오류다). 위 문장은 다음과 같이 분해할 수 있다.

A: 위대태껸은 겉으로는 [태견]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B: 위대태껸은 [태견]에 기반하고 있다
C: 태견[김정윤]이다. 즉 [태견]=김정윤이다.

우선 C부터 짚어보면, 전형적인 유도 심문 전략으로서, 은연중에 [태견]과 김정윤옹을 equal 관계로 엮고 있다. [태견]은 김정윤옹이 저술(정확한 표현은 편집 또는 편찬)한 것이지만, 그 책에 나오는 내용은 송덕기옹의 동작들이다. 이 점을 분명히해야 하므로, "태견[김정윤]"이라는 표현을 묶어서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A는 오류 문장이다. 위대태껸은 [태견](김정윤이 붙지 않은 태견임에 유의)과 관련이 있고 [태견]에 나오는 송옹의 모든 동작을 포함하고 있다. B 역시 오류 문장이다. 위대태껸은 [태견]에 기반하여 성립되지 않았다. [태견]이 성립되기 이전에 이미 1980년대에 고용우님에게서 성립된 택견 텍스트이다. 그러므로, 택견베틀 게시판의 그 문단 전체는 오류이다.

결련협회측은 [태견] 및 고용우 택견의 한풀 영향론을 여기저기서 주장하지만 한번도 그것을 입증하려 한 적이 없다. 그냥 그런 의혹이 있다는 언급을 할 뿐이다. 물론 그 의혹의 주인공은 결련협회 인사들이다. 자신들이 의혹을 제기해놓고 그런 의혹이 있다고 하기도 하고, "위대태껸은 사이비"라는 주장을 스스로 해놓고, "그런 소리가 있더라"라고 하니 의아할 따름이다. 이유를 대려고 했던 시도 조차도 복장이 비슷하다느니 손질을 하니까 한풀이다라고 하는 수준이므로 더불어 논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또한 고용우님이 한풀을 배웠으므로 고용우님 하는 것은 다 한풀 기술이라는 주장도 역시 택견 사사 기간과 한풀 수련 기간의 차이는 물론 순서로 볼 때, 고용우님의 한풀 수련을 타무술 섭렵 차원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런데도 결련협회 인사들은 이러한 의혹 제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데, 아마도 그 근원은 최유근 선생님의 증언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된다. 2009년 5월 24일, 결련협회의 한 인사가 호주에 거주하시는 최유근 선생님을 뵙고 인터뷰한 후, 그 후기를 무예동이라는 다음 카페(http://cafe.daum.net/muye/B03/6731?q=%C8%A3%C1%D6%20%BF%CD%BC%AD%20%C3%D6%C0%AF%B1%D9&re=1)에 게시하였는데,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한풀 책([태견]을 말함)에 등장하는 다양한 기법에 관해서는....놀랍게도 송덕기 할아버지를 의심하시기도 하시더군요. <중략> 송덕기 할아버지께서 평상시에는 한 번도 가르쳐 주신 적이 없는 기술들이 있는데, 다른 무술 하는 사람들이 와서 "우리 무술에는 이러이러한 기법이 있는데 택견에도 있나요"하면 "어어, 있어~~" 이러시면서 즉석에서 여태까지 언급도 하신 적이 없는 기술을 척척 해내셨다더군요. 예를 들어 앉아 맴돌리기같은 기술은 박종관씨가 중국 무술의 비슷한 기법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엔 아무 말도 안하시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나신 다음날부터 "택견에는 이런 기술도 있다"라면서 가르치셨다던가...이러한 문제가 있다보니 택견의 원형을 찾는다는 것은 어려운 걸 넘어서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최유근 선생님의 증언을 "노아히"라는 분이 옮겨 기술하고 있는데, 의혹의 내용은 한풀 사람들이 송덕기옹에게 "이런거 택견에 있어요?" 하면 "있지" 하고 시연하셨다는 것. [태견]은 그렇게 작성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박종관 저서에 나오는 앉아맴돌리기(뱅뱅이질이라고도 하고) 얘기도 곁들여. 아무튼 한풀 인사들의 디렉션에 따라 송덕기옹이 [태견]에 나오는 동작들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걸 편의상 최유근 의혹(Choi's suspicion)이라고 해 두자.
이 스토리는 우선 [태견]에 나오는 촬영 과정과 모순된다. 김정윤옹의 증언에 의하면 송덕기옹이 이름을 말하고 기술을 시연했고, 촬영을 한 거다. 나중에는 송덕기옹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하고서 기술 설명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유근 의혹이 틀렸거나, 김정윤옹이 거짓말하는 것이다. 최유근 의혹의 내용은 사실 좀 가공할 스토리다. 김정윤옹이 송덕기옹의 명성(인간문화재로서의)을 탐내 한풀 기술을 송덕기옹의 몸을 빌려 표현했다는 것이 아닌가? 한풀이라는 무술을 이미 완성했고, 최용술이라는 걸출한 무인의 기술을 모두 보유한 그가 뭐가 아쉬워서 송덕기옹의 몸을 빌려 거대한 사기극을 시도했을까? 다시 말해서 김정윤옹에게는 그런 가공할 범죄를 저지를 동기가 부재하다. 더욱이 이러한 의혹은 자체로 김정윤옹과 같은 걸출한 무예인에 대한 폄하이다.
더욱이 최유근 의혹이 함축하는 가공할 공모에는 송덕기옹마저 연루된다. 송덕기옹은 도대체 뭐가 아쉬워서 생애의 마지막에 김정윤옹의 디렉션을 받아 동작을 취하셨을까? 이것 역시 동기가 없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최유근 의혹은 자체로 송덕기옹에 대한 폄하이다. 송덕기옹의 수제자를 자처하는 결련협회 인사들이 가질 태도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박종관 사범님과 앉아맴돌리기(벵벵이질) 기술을 사례로 들면서, 송덕기옹이 원래 택견에 없던 기술을 있는 것인양 시연하기도 했다는 진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인사들이 결련협회의 인사들이라는 것이 의아스럽다. 송덕기옹의 교수 스타일이 생각나는대로 가르치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도기현회장님 스스로 말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박종관 사범이 "이런거 있어요?" 했을때 곧바로 혹은 다음날 기술 시연을 보였다면, 원래 송덕기옹이 보유하던 기술이라고 봐야 하지 않은가? 어떻게 수련과정도 없이 없던 기술을 척척 해보이겠는가? 이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기술 한두개도 아니고, [태견]에 나오는 수많은 기술들을, 김정윤옹이 이런거 택견에도 있어요? 하고 묻는다고 있지! 하고서 그자리에서 척척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가? 그것은 당연히 송덕기옹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기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송덕기옹 택견의 원형을 추구한다는 단체라면 당연히 송덕기옹이 시연한 기술들에 대해서 탐구해서 배울 생각을 가져야 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은가?
아무튼 최유근 의혹을 비롯한 고용우 택견과 [태견]에 대한 의혹들은 결련협회 택견론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생각들일 뿐이다. 더 이상 이런 의혹을 별다른 증거 없이 흘리는 행위를 중단해 주기 바란다.
[태견]에 고용우님이 등장한다고 해서, 셀프레퍼런싱이니 하는 주장도 있는데, 이 역시 억지에 해당하는 주장이다. self-referencing이란 자기 논문 쓰면서 기존의 자기 논문을 정당화 근거로 사용하는 것인데, 고용우님의 경우로 적용하려면, 고용우님이 그 책을 저술한 경우여야 하는데, 고용우님은 [태견]에 기술 받아주는 이로 등장했을 뿐이다.

2) [태견] 2차사료론
[태견]을 김정윤옹이 편찬했다는 이유로 그 안에 담긴 송덕기옹의 풍부한 동작을 한풀이거나 한풀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술한 바와 같이 촬영 및 출간 과정 및 동기에 대한 증언으로 볼 때 원형 자체인 송덕기옹을 폄하하게 되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는 [태견]을 2차 사료라며 가치를 낮추고 있는데, 이것이 두번째 방법이다. [태견]을 1차 사료가 아니라고, 결과적으로 2차 사료라고 주장하는 것은 인문학적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 검색에서 "primary sources vs secondary sources"라는 검색어로 검색할때 맨 위에 뜨는 자료인 캘리포니아대학(샌프란시스코)의 도서관이 제공한 소개(http://guides.library.ucsc.edu/primarysecondary)에 따르면, 1차사료는 연구 대상이 되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이 기록한 당대의 기록물로서, 저술, 일기, 편지, 메모, 신문기사, 연설, 초고, 인텁 등을 말한다. 반면 2차 사료는 1차 사료를 해석한 저술들을 의미한다. 삼국사기가 1차사료인가 2차사료인가 하는 물음은, 무엇을 연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삼국시대의 사건을 연구한다면, [삼국사기]는 2차 사료이다. 고려시대에 저술되었고, 삼국시대에 기록된 1차 사료들(지금은 없어진 고구려 백제 신라의 자국 역사서들)을 자료로 하여 저술했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의 사건을 연구한다 할 때 1차 사료는 당대에 만들어진 기록들이나 유물들로서, 광개토대왕비, 임신서기석, 진흥왕순수비, 고분 유물들 등이 1차 사료에 해당한다. 그런데 만약 고려시대의 역사서술의 특징을 주제로 연구한다면, [삼국사기]는 1차 사료가 된다.
그러므로, 송덕기옹의 택견 원형을 연구한다 할 때, 1차 사료란, 송덕기옹의 동작이 찍힌 사진들, 영상들, 송덕기옹의 육성이 담긴 녹음 자료들, 그리고 송덕기옹에게서 배운 제자들의 경험담 등이다. 박종관 사범의 [전통무예택견]은 원형에 관한한 풍부한 1차 사료를 담고 있다. 물론 송덕기옹의 동작 사진들을 충실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직접 배웠으므로 송덕기옹의 동작과 관련된 진술을 풍부히 담고 있다. 그래서 원형을 찾고자 하는 사람은 박종관 저서에 나온 동작 설명을 면밀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박종관 저서에도 2차 사료가 존재한다. 박종관 사범의 택견에 대한 해석과 박종관 사범 자신의 동작 사진이 2차 사료다. 박종관 저서는 1차 사료와 2차 사료가 이렇게 섞여 있지만, 1차 사료 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차 사료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송덕기옹의 동작 사진집인 [태견]의 경우는 당연히 1차 사료이다. 다만 동작에 대한 설명이 들어있지 않은 것은 단점(사료의 가치를 낮추는 요인)이나, 동작에 대한 연속 사진을 풍부히 담고 있다는 점은 장점(사료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물론 [태견] 책의 서문 부분이나 기술 명칭은 김정윤옹의 해석이 가미된 2차 사료다. 그리고 [태견 원전제작비화]도 1차 사료를 담고 있다. 즉 촬영 과정과 책 출간 과정은 스토리의 구체성으로 볼 때 사실로 보이며 송덕기옹의 택견에 대한 마지막 행적을 볼 수 있어 1차 사료이다. 다만 김정윤옹의 택견에 대한 해석, 즉 "갈"이니 "달기"니 하는 알다가도 모를 진술들은 모두 김정윤옹의 해석이므로 2차 사료다.
도기현 저 [우리무예택견]도 1차 사료를 많이 담고 있다. 군데군데 실려 있는 송덕기옹의 동작 사진들과 대련 사진들, 그리고 도기현 회장님과 송덕기옹과의 경험담 등은 원형과 관련된 사실 등을 알려주는 중요한 1차 사료이다. 기타 문화재청의 영상 자료, 신문에 실린 송덕기옹 취재 기사, 인터뷰 기사, 인터뷰 영상 등이 곧 1차 사료다.


3. 박종관 [전통무예택견] 자료의 가치
결련협회 택견에서는 박종관 사범님의 [전통무예택견]을 1차 사료로 놓고 [태견]을 포함한 다른 사료들보다 우위에 놓고 있다. 이것은 박종관 사범의 택견론이 "택견은 낱기술"이고 "씨름과 유사하"다고 주장하여 도기현 회장님의 택견론을 지지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점은 이용복 총사님의 택견론과도 흡사한 점 중 하나이다. 모두 신한승옹의 12마당과 같은 형을 수립하는 것에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자신들의 경기중심성과 형 반대 입장을 옹호하기 위하여 박종관 저서의 사료적 가치를 높게 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종관 저서는 서문 등에 나타난 박종관 사범 자신의 "낱기술"론과 달리, 고용우 택견에서 일상적으로 수련하는 것과 같은 흐름형 동작을 설명하고 있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박종관 저서를 모조리 훑은 것은 아니나, 삼복님과의 토론을 위해 검색하여 얻은 결과만 일부 모아도 다음과 같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것은 임호 선생으로부터 송덕기 선생이 전해 받은 것이다. 이것이 변형되지 않고 전승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법을 재구성하지 않았으며 가급적 응용 방법을 생략하였다"(11쪽).

"택견은 손기술과 발기술이 연결되어야 한다"(27쪽, 손기술 전체를 설명하는 곳에서)

"(안경씌우기는) 주로 상단의 공격에 대하여 위에서부터 아래로 훑어 막으며 즉시 눈을 찌르는 것이다"(49쪽)

"(코침주기는) 단독으로 쓰인다기보다는 발의 사용과 연결되며 활개짓으로 방어한 후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52쪽)

"(코침주기는) 활개짓으로 걸어 끌어 막으면서 장의 밑부분으로 콧등을 누른다."(52쪽)

"(낙함은) 상대의 어깨를 밀치며 거리를 확보한 뒤에 장의 측면으로 훑어내리듯이 턱을 쳐내린다"(53쪽).

"(칼잽이는) 활개짓으로 상대의 공격을 걷어 올린 뒤에 칼잽이로 떠밀면서 쉽게 밀리지 않을 경우 다시 잡아 끌어서 탄력을 얻어 쳐민다"(57쪽).

"(도끼질은) 내려치는 손과 다른 손을 장으로 하여 상대의 어깨를 떠밀어 거리를 확보하고 내려친다"(62쪽).

"(고막치기는) 일정한 거리를 맞추기 위해서 상대의 어깨쪽을 떠밀거나 끌어잡아 당기기도 하는데"(63쪽).

"(가슴치기는) 왼손으로 친 후에 그대로 잡아 끌면서(잡아대기) 연속해서 오른손으로 쳐낸 것이다"(67쪽).

"(옛법은) 잡아대기를 이용하여 상대의 가슴을 치면서 잡아 끌고 권을 손바닥이 아랫쪽으로 향하게 쳐든 뒤에 권을 비틀어 뒤집으면서 상대의 옆구리나 겨드랑이를 쳐넣는다"(69쪽).

"(늦은배는) 잡아끌며 치기는 처음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주먹을 쥐고 곧바로 가격한 다음 다시 늦은배의 허리춤을 잡아 끌면서 손바닥이 윗쪽으로 향하도록 튕겨 지르게 된다"(72쪽).

"(어깨치기는) 상대의 어깨를 잡아끌어 깊숙히 숙여 주면서 팔꿈치로 어깨의 뒷쪽을 공격하는 것인데"(79쪽).

"(턱걸이는) 선품으로 나가면서 상대의 공격을 활개짓으로 끌어당겨 막으면서 아래에서 위로 치켜 올린다"(82쪽).

"(항정치기는) 활개짓을 하면서 잡아 숙여서 안으로 향하게 쳐내리는 방법과 ..."(85쪽).

"(개부르기는) 팔오금을 내려치면서 들어가 발을 걸고 옆으로 비틀면서 몸으로 치민다"(86쪽).

"(외발쌍걸이는) 활개짓을 하여 아래에서 위로 걸어 잡고 무릎관절 위쪽을 누르는 것이다"(90쪽).

일단 주로 손기술에 대한 것을 모은 것이다. 아직 샅샅이 다 검토하지 않았지만, 토론을 위해 보면 볼수록 곱씹어볼 대목이 많은 책이다. 위 진술은 삼복님의 견해대로 낱기술로 보고 나머지 진술은 응용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만 보고 나머지 진술들의 의미를 무시해도 좋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한다. 특히 손기술과 발기술의 연결에 대한 진술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박종관 사범은 그냥 일반론을 진술한 것인가? 즉 무술이니까 당연히 손발이 맞아야지, 하는 진술을 한 것인가, 아니면 송덕기옹에게서 배울 때 손발을 연결하여 움직이도록 배워서 그런 말을 한 것일까? 만약 송덕기옹이 박종관 사범 가르칠때 손발 연결 디렉션이 없었다면 박종관 사범은 저런 "택견은 손 발 연결되어야 한다"는 진술을 책에 썼을까? 아마도 결련협회택견론처럼 손발 연결은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므로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반론적인 거라면 굳이 "택견은....해야한다"라고 진술할 이유가 없다.
또한 맨 처음 나오는 안경씌우기부터 보면 상단 공격(즉 상대의 팔공격)에 대해서 위에서 아래로 훑어 막으며 즉시 눈을 찌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련협회식으로 하면 그냥 눈찌르는거다고 하면 된다. 그러나 박종관 사범은 안경씌우기를 설명하면서 "두손으로 눈을 찌른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하여 낱말풀이를 하고 있다. 이건 정의라기보다는 낱말풀이다. 외발쌍걸이에서처럼 낱말의 뜻을 해설한 것으로서 정의와 다른 것이다. 그리고서 부연 설명 후에 "주로 상단의 공격에 대하여 위에서부터 아래로 훑어박으며 즉시 눈을 찌르는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이 마지막 문장을 오히려 정의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만약에 정의라고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택견에서 안경씌우기는 이렇게 한다(수련형태든, 투로든, 형이든, 기술 연결이든, 기본적인 기술 작동이든)라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박종관 사범의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상황에 봉착한다.
이러한 상황은 전술한 예문들에서 모두 나타난다. 가슴치기, 코침주기, 칼잽이 등등 모두 왼손으로(오소독스 가정) 먼저 상대의 공격을 제어한 후, 오른손으로 본공격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은 뭔가 기술 연결을 생각하지 않고는 상상하기 힘들다. 결련협회 택견에서는 가슴치기란 가슴을 치는 것이라고 하고 설명을 종료하며, 그것을 어떻게 수련하는지,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그때그때 다르다라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박종관 저서에서 보이는 기본적인 기술 운용 형태, 수련 형태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떤 점에서 박종관 저서에 나오는 기술 설명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박종관 저서의 기술 설명들은 매우 의아하다. 아마도 박종관 사범 자신도 매우 의아했을 것이다. 자신이 배웠던 중국무술은 형이 있고 투로가 있고 뭔가 기술 명칭과 동작들이 명료한데, 택견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기술을 설명하면서, 낱기술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우선 송덕기옹에게 배운대로 서술하다보니까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이 문장이 어폐가 있는 것과 같은 서술을 하게 된 것이다. 박종관 저서의 어폐스러운 서술들은 고용우 택견을 배운 후에야 비로소 납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박종관 저서는 이중적이다. 즉 결련협회 택견을 지지하는 진술도 있고 고용우 택견을 지지하는 진술도 있다. 결련협회 택견을 지지하는 진술은 주로 박종과 사범의 해석에서 나타나고, 고용우 택견을 지지하는 진술은 주로 기술 설명에서 나타난다. 분량상 박종관 사범의 택견 해석론이 기술 설명에 비해 뚜렷이 적으므로, 박종관 사범의 저서는 고용우 택견의 원형근접성을 지지하는 부분이 더 많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박종관 저서는 체제에 있어서도 독특하다. 여기서 독특하다는 것은 결련협회 택견은 물론 대한택견 및 충주택견류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품밟기 다음으로 바로 공격형 손기술(가지치기, 안경씌우기, 코침주기, 낙함, 칼재기, 칼잽이, 도끼질, 고막치기 등)이 나오는 체제는 고용우 택견이 품밟기 다음에 곧바로 코침치기를 배우는 것과 흡사하다. 즉 여타의 택견 단체가 공격형 손질을 쌈수택견으로 따로 분류하거나(충주택견), 발질 다음에 손질을 하되 방어형 손질보다 뒤에 배치하거나(대한택견), 옛법이라고 하여 아예 책을 달리하여 저술할 것이라고 예고(결련협회)하는 것과 다른 체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박종관 저서는 결련협회 택견을 지지하는 부분도 존재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며, 보면 볼수록 고용우 택견과 유사한 부분이 더 많이 나타난다. 물론 어떤 경우는 뚜렷하고(외발쌍걸이의 경우), 다른 경우는 흐릿하지만(가슴치기 설명이라든가 이런 부분들) 박종관 저서에 나오는 기술 설명들이 고용우 택견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해석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필자의 2:1 주장은 이러한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4. 교차검증론과 증거 부재론

1) 교차검증론
교차검증론이란, 어떤 택견 형태의 원형성을 입증하려면 송덕기옹에게서 직접 배운 제자들, 주로 1970년대에 배웠던 노사분들이 문제의 택견을 지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련협회 택견에서 교차검증론을 주장함에 있어 거론한 분들은 박철희 노사님, 임창수 사범님, 김병수 사범님과 호주에 거주하신다는 최유근 선생이다. 그러나 도기현 회장님의 저서를 읽어보면 박철희, 임창수, 김병수 선생님과 같은 노사분들이 증언해주는 바는 도기현 회장님의 품밟기가 송덕기옹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하는 것 정도이다. 나머지 동작들, 특히 활개짓과 같은 기술들에 있어서는 어떤 증언을 했는지 나타나지 않는다. 품밟기라면 고용우님의 품밟기 역시 도기현 회장님의 기본품밟기와 비슷하므로 세 노사분들의 증언이 고용우님에 대해서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은 전에 지적한 대로이다. 도기현 회장님은 최유근 선생님에게 많이 기대시고 있으나, 최유근 선생님의 택견론은 결국 결련협회 택견론의 특징인 작은 원형론으로서, 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송덕기옹이 등장하는 수많은 무술형 1차 사료들을 설명할 수 없다는 난점을 갖는다.
최근 이병한 선생님이라는 분이 나타나 원주결련택견 관장님과 인터뷰도 하시고(https://www.facebook.com/택견하는-사람들-1505521793003638/), 택견 세미나(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545485425673941&id=1505521793003638)에서 발제도 하시는 등의 활동을 보여주셨다. 이런 분들은 앞으로 계속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분들, 지난 2001년 옛택견-감투바위 논쟁(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cJ9O&articleno=81)에서 등장했던 "옛택견"이라는 분이라든가, 이병한 선생님과 같은 분, 그리고 호주에 계신다는 이호범선생님같은 분들을 박종관 사범님을 포함하여 "미조직 직계 제자"라고 부르도록 하자. 미조직 직계 제자란 1980년대에 송덕기옹에게 직접 택견을 배웠으나 택견을 지속하지 못하고 생업 속으로 흩어진 분들을 의미한다. 아마 대부분 생존해 계실 것이다. 이준서님이나 고용우님은 지금토 특정 단체에서 활동하시므로 "미조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무튼 이러한 미조직 직계 제자 중 이병한 선생님의 등장에 대해 결련협회는 택견배틀 게시판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송옹이 돌아가신지 30년이 다 된 이 시점에서 송옹의 제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의 주장을 그대로 다 믿기엔 30년은 매우 긴 세월이며 택견이 여러 단체로 나뉘어 경쟁하고 있는 현실에서 의도적으로 특정단체에게 유리한 주장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의 주장에 의미를 두는 것은 원형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켜 원형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http://www.tkbattle.com/bbs/zboard.php?id=fre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042)

이러한 것을 두고 전형적인 이중 잣대라는 표현을 쓴다. 최유근 선생님도 물론 미조직 직계 제자라고 할 수 있는 분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지지해주면 교차검증의 중요한 사료이고, 자신의 주장과 다르면 믿을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최유근 선생님의 증언도 중요한 사료이며, 이병한 선생님의 증언 역시 중요한 사료이다. 그리고 옛택견-감투바위 논쟁에서의 옛택견이라는 분의 증언도 똑같이 중요한 사료이다. 다양한 주장을 하는 이러한 사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만 원형을 찾을 수 있다. 고고학, 역사학, 문헌비평학 등에서 텍스트의 원형을 찾아간다 할 때, 수집가능한 사료를 최대한 폭넓게 수집하여 종합 비교 검토함으로써 원형에 근접한 텍스트를 복원하는 것과 같이, 택견 원형 찾기 역시 그러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정 입장에서 사료를 치우쳐 취하면 잘못된 결론에 이르게 된다.

2) 증거 부재론
교차검증론은 위와 같은 문제점이 있기에, 그리고 새로 등장한 증언자에 대해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오류를 범하기 때문에, 필자와 논쟁하고 있는 삼복구타봉법이라는 긴 닉네임을 쓰는 분은 증거 부재론을 주장한다. 증거부재론이란, 고용우 택견의 원형성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 "증거 부재론" 역시 결정적 증언자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교차검증론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주장은 특히 송덕기옹 택견에 자세가 있는지, 택견춤과 같은 형이 있는지를 먼저 입증해야만(주로 증언자를 통해) 위대태껸측의 원형근접성이 입증된다고 주장한다. 물론 그런 증언자가 나타난다면 고용우 택견의 원형성은 쉽게 입증된다. 아니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혹시 그런 증언자가 나타나도 결련협회측은 그사람도 위대태껸편이라고 주장하지 않을까? 이병한 선생님에게 했던 말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건 가상의 스토리이므로 그런 증언자가 나올 때 원형성 입증이 쉽게 결판난다고 가정하기로 하자. 그러나 주지하듯이 현재는 그러한 증언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그 가능성도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형성 탐구는 멈추어야 할까? 어짜피 알지도 못하는 것이므로 원형성 여부에 대한 탐색을 중지하고 결련택견이 원형이라고 믿고 말아야 할까? [태견] 자료에 나타나는, 그리고 박종관 저서에 보이는 수많은 사진과 동작 설명들을 다 어쩌다 나오는 동작이라고 치부하고 사장시켜야 할까?
대부분의 학문 상황은 결정적 증거가 쉽게 발견되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문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달라 붙어 연구하는 것이다. 택견의 원형 역시, 결정적 증거가 없다고 탐구를 그만둔다면, 원형은 영원히 묻히는 것이 된다. 그것이 택견을 한다는 사람의 올바른 자세인지 되물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역사학, 고고학, 문헌비평학의 과제들이 결정적 증거가 없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진다. 불완전한 증거들이 숱하게 흩어져 존재하는 가운데, 이들을 최대한 폭넓게 수집하여 비교 검토 종합함으로써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나가고 학설이 정립되고, 학설이 모여 정설이 정립된다. 결정적 증거가 없다고 탐구를 멈춘다는 것은, 그것도 그 주장을 결련협회 인사가 한다는 것은, 결련협회 택견이 원형이니 더 이상 원형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과 다름아니다. 결정적 증거는 없더라도, 혹은 그런 결정적 증거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하더라도, 이순신 장군에게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던 것과 같이, 우리에게는 송덕기옹이 남긴 수많은 사진과 영상들이 존재한다. 숱한 1차 사료들이다. 이 사료를 비교 검토하고 종합한다면 원형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흐릿하게나마 얻을 수 있으며, 원형이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더라도, 누가 더 원형에 근접한지는 밝힐 수 있다. 현재까지 주어진 자료만 가지고도 그러하다. 이것이 바로 이빨이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교훈에 따르는 학자의 태도 혹은 택견하는 이의 태도라고 본다.
그리하여 필자는 지금까지 나온 송덕기옹의 사진, 영상, 인터뷰, 신문기사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모든 1차 사료들을 모두 해석가능한 것은 고용우 택견론을 통해서이므로, 해석 가능한 사료가 더 적은 도기현 택견론보다 원형 근접성에서 우위에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이것은 원형 택견에는 자세가 있다, 원형 택견에는 택견춤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세라고 보이는 송덕기옹의 사진과 택견춤이라고 하는 송덕기옹의 연속 사진 자료를 고용우 택견을 통해서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삼복구타봉법이라는 분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먼저 자세가 있다는 것을 보여라"라고하는 요구는 저의 논점과 무관하다. 제 주장에 관한 허수아비를 만들어 놓고 그 허수아비를 공격하는 꼴이라고 제가 반론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3) 우연론의 옹호
삼복구타봉법님의 주장은 송덕기옹의 동작 사진에 대한 우연론을 옹호하면서 장태식 사범님의 사진을 들고 있다. 우연론이란 전술한 증거부재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수많은 사진들에 나타난 송덕기옹의 동작, 즉 결련협회 택견으로는 대부분 설명할 수 없었던 송덕기옹 사진들에 대해서, 그것은 우연히, 하다보니까, 어쩌다 몸풀기 위해 하는 동작이지, 어떤 의미가 있는 동작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례로 장태식 사범님의 옛법 시연 사진(정확히는 시연 사진이라기보다는 스튜디오 안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 것) 2개를 들고 있다. 주장인즉, 송덕기옹의 손드는 동작(a 사진)도 장사범님의 b, c 사진처럼 카메라 앞에서 포즈 취하는 동작이지 어떤 의미가 있는 동작, 수련 체계에 있는 동작이 아니라는 것이다. 

               a                                                   b                                        c                                     d                      e 

과연 그렇게 해석해야 온당할까? 어떤 무술의 고수가 그 무술 소개하려는 기자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 취할때 아무 의미없는 동작을 하는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때, 그 무술에서 아무 의미없는 동작이나 몸푸는 동작을 할 가능성이 높은가, 아니면 그 무술의 수련 체계에 있는 어떤 동작을 취할 가능성 높은가? 당연히 그 어떤 무술의 수련 체계에 있는 유의미한 동작을 취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물론 그 무술 체계 안에 있는 수많은 동작 중에서 그나마 멋있어 보이는 동작을 고를 수는 있다. 그러나 통상 그 무술의 고수가 아무 의미 없는 동작을 하지는 않는다.
아무 의미없는 동작의 사례는 2006년 세간에 화재가 됐던 황라열 서울대 총학생회장의 무에타이 경력에 관한 좃선일보의 기사에 나온 황라열의 포즈다. 물론 그의 무에타이 경력은 허위로 드러나 황우석과 함께 "말짱 황"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다음은 좃선일보에 실린 황라열 전 총학생회장의 기사다. 그리고 그 안의 사진을 보라. 사진의 저 포즈는 어느 무술에서든 있을 수 있는 포즈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황라열이고, 무에타이의 한 포즈라고 했지만, 이 포즈는 무의미한 포즈이다. 그는 무에타이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카메라 앞에서, 무에타이 포즈 한번 잡아 보라고 해서 그냥 잡았을 뿐인 그런 사례다. 이런 경우다. 송덕기옹의 저 자세가 이 경우와 같거나 유사하다고 결련협회는 생각하는가?


                            e(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36446)

                                                                 <오마이뉴스 2006년 6월 5일자)

송덕기옹의 제자, 그것도 수제자를 자처한다면 당연히 송덕기옹의 동작 사진에 대한 해석이 있어야 한다.
  반례로 들었던 장태식 사범님의 동작 사진 중 b 사진을 보자. 이 자세는 과연 장태식 사범님의 무술에서 무의미한 동작일까? 위대태껸의 사면세와 같은 자세인 이 자세는 어느 무술에서든 있을 법한 자세 아닌가? 그리고 장태식 사범이 출연한 영화 [거칠마루]의 한 장면에는 위 b 사진과 흡사한 장사범님의 동작이 나온다(d 사진).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장사범님이 만약에 옛법이라는 무술을 가르치는 상황이 되면 저 자세를 자주 취할 것이며 오랜 세월을 두고 체계화 하고 완성한다면 수련 체계에 저 자세를 넣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주 취하는 동작이고 대련에서 필요한 동작이니 체계화 범위 내에 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은가?
  물론 장사범님의 c 사진은 좀 포즈를 위한 포즈같긴 하다. 저 자세로 싸운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니까. 손질 가격(특히 엘보우 공격)을 하다가 저런 동작이 나올 수는 있지만 싸움 준비하는 상황에서는 좀 나오기 어려운 동작으로 보인다.
  유도에서 경기 들어가면서 상대를 잡기 위해서 팔들고 접근하는 장면을 삼복구타봉법님은 필자의 주장에 대한 반례로 들었지만(안배워도 시합하려면 한다면서), 그런 장면은 이미 유도 수련 체계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유도 고단자가 자세를 잡은 것인데, 유도 경기에서 상대를 잡으려고 들어가는 순간 저런 자세를 많이 취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유도에는 저런 것을 자연체니, 자호본체니 하면서, 사진의 경우 우자호체라고 이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eogus6008&logNo=104282178).



                                                                                                    f 유도 우자호체 

어떤 유도 고수인 분을 취재한다고 가정하고, 기사에 싣게 자세 한번 취해보라고 기자가 주문했다고 하면, 그 고수는 당연히 익숙하면서도 간단한 자세를 취하지 않겠는가? 없는 자세 만들어서 자세 잡는다는 것이 가능한가? 위의 송덕기옹의 a 사진에 나타난 동작의 자연스러운 해석은 뭔가 수련 체계에 있는 동작이라고 해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동작이 무엇인지, 위대태껸에서는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석할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해석이 뭔지, 설명이 뭔지, 납득할 수 있다는 것이 뭔지를 또 설명하라고 하는데, 이 말이 그렇게 이해가 안가는지 알 수가 없다. 택견배틀 게시판에는 "제대로 배운 사람들은 그냥 아는 것이지 해석할 필요가 없"으므로 "송덕기옹의 사진을 해석한다는 것은 덜 배웠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하고 있다. 참으로 의아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은 안다는 것이고 그것은 배웠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스승의 동작을 해석하는 제자가 해석 못하는 제자보다 더 많이 배웠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결국 하는 소리가 "해석을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거"이라고 주장한 듯 하다. 그러나 하다 보니 나오는 동작이라고 하는 것은 해석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해석할 수 있다, 설명할 수 있다, 납득가능하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부연하기 위해 아래의 짧은 동영상 두 가지를 보자.



               g 영상 (옛법 준비 자세) 


 


                              h영상 (양천구청 결련협회 심사 영상-기본 자세)

g는 결련협회의 택견배틀 싸이트에 있는 ㅎ 사범님의 멋진 옛법 시연 영상중 준비 자세이다. 결련협회 택견에서는 품밟기를 하건 뭘 하건간에 준비하는 자세로 저런 자세를 잡는다. h영상은 그 오른쪽 양천구청의 결련협회 심사 영상에거 캡쳐한 준비 동작은 그 점을 잘 보여준다.

                                                                             



 i 사진(옛법 시연 준비 자세) 

그러므로 i 사진에 나오는 ㅎ 사범님의 저 동작 사진은 준비 자세를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저 자세는 결련협회 수련 체계 내에서 납득이 되며, 설명이 되며, 해석이 된다. 그러나 저 자세는 위대태껸에서는 잘 모른다. 만약 저런 자세를 보이는 송덕기옹 사진이 있다면, 고용우 택견론에서는 그 사진을 납득할 수 없고 해석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다. 그런데 그런 사진이 있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사진은 송덕기옹이 팔을 들어 올린 사진이다.
송덕기옹 사진을 두고 우연히 그렇게 동작이 나온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것이다.


5. 결론
결론적으로 필자의 주장에 대한 결련협회의 반론들은 대부분 타당하지 않거나 스승에 대한 폄하로 귀결된다. 결련협회에서 논쟁을 이어갈 논리들이 남아 있는가? 현재로서는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필자의 경우는 택견 아마추어로서, 현재까지 이 논쟁과 무관하게 주어진 자료 가지고 논쟁을 진행했다. 아마 전문가 수준에서 지속적인 논문이 나올 가능성이 높으며, 이병한 선생님과 같은 새로운 증언자들이 계속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쯤 해서는 어떤 미래 전망을 논의해야 할 것인데,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닌듯 하다. 내가 이렇게 결련협회 택견에 대해 원형성 비판을 수행한다 하더라도, 결련협회가 쌓아온 공적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택견배틀은 택견이 낳을 수 있는 매우 훌륭한 게임 방식이며, 아마도 마을 대항 친선 택견 경기는 택견배틀과 흡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 대중적인 택견 게임 방식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마음을 서로 조금만 열면, 분열로 피곤한 택견계에 미약하나마 화합하는 모습이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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