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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

논쟁의 지속- 결련협회의 원형성 주장의 딜레마

 

원글: 2016-02-16 23:14:24


0.

 

본 글은 지난 2 14일 택견배틀 게시판에 게시된 "위대태껸, 원형논란"(

http://www.tkbattle.com/bbs/zboard.php?id=fre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048 )에 대한 반론글이다. 오랜만이지만 언제나 토론은 환영하는 바이다. 지난 번 게시글에서도, 택견배틀 게시판에 적힌 주장에 대해 반론한 바 있지만, 택견배틀 게시판은 원형 논쟁이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본 블로그에 반론을 게시한다.

 

 

1. 김정윤옹 폄훼와 충주택견측 '송덕기 고령론'으로의 경도

 

"결련"이라는 닉네임으로 게시된 결련협회의 이번 주장은, 동명의 협회가 자신의 원형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태견] 자료를 폄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 주장이었다. 주지하듯이, [태견] 자료는 송덕기옹의 택견 동작을 한풀의 김정윤옹이 촬영한 사진집이다. 그런데 이 자료에는 택견의 무술적 측면이 너무 현저하게 드러나 있어, 기존 택견 단체들의 택견 컨텐츠와 너무 달랐다. 충주 택견 측에서는 신한승옹이 다양한 택견을 집대성했으므로, 송덕기 택견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시작하고, 대한택견은 현대화하였으므로 원형과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므로, [태견]이 초래하는 충격이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러나 결련협회는 기존 단체인 대한택견과 충주택견을 비판하면서 송덕기 원형임을 주창하고 정립했으므로, [태견] 자료가 지닌 파괴력을 그대로 떠안아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 그리하여 결련협회는 [태견] 자료를 극단적으로 폄하하고 무시한다.

 

그 폄하와 무시의 내용은, [태견]에 나오는 송덕기옹의 동작은 택견이 아니라 한풀(일본 합기유술류) 동작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송덕기옹은 김정윤옹이 시키는대로 동작한 것이 되므로, 송덕기옹은 바보가 되고 김정윤옹은 사기꾼이 된다. 스승을 폄하하는 것이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했던지, 노골적인 송덕기옹 폄하는 피하면서도, 송덕기옹이 촬영 당시 고령이라 거동이 불편하고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라는 억측을 내놓는다.

 

결련님의 주장: “그러나 송옹이 돈을 받고 타 무술의 모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 다만, 당시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연로하셨고 판단력이 약한 송옹이 어떤 식으로든 이용당했을 가능성은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견해는 충주택견측의 주장과 같아진다(http://blog.daum.net/seomn8967/35  의 다섯번째). 1980년대에 송덕기옹이 고령이어서 택견 전수도 못하고 제자도 없고 해서 신한승옹만 남아서 전수했다는 주장은 충주택견측의 정경화 보유자가 지금도 반복하는 주장이다(조성균, 2011). 자신의 스승인 신한승옹을 현양하고 송덕기옹은 되도록 폄하하려는 충주협회의 기본적인 태도가 반영된 것인데, 이제 이것을 결련협회에서 연도만 1985([태견] 촬영 당시)으로 바꾸어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송덕기옹이 수많은 제자들을 가르쳤으며, 1985년에도 제자들을 열심히 가르치셨다는 점에서(조선일보 1985 8 6일자), 충주택견측의 송덕기 고령론은 허위이다. 마찬가지로, 한풀 도서 판매 홈페이지(http://www.barktur.com/shop/shopdetail.html?branduid=428898 )에 게시된 송덕기옹의 1985~1986년의 촬영 당시의 영상에는 송덕기옹의 팔다리 관절이 상당히 양호하며 판단력이 흐려져 보이지 않는다. 돌아가시기 불과 1년 전에 말이다. 자신이 그렇게 부정했던 충주택견측의 송덕기 고령론을 [태견] 자료를 깍아내리기 위해 동원하는 것은 자가당착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결련협회가 [태견] 자료를 폄하한다는 것은 곧 자신이 스스로를 정립하기 위해서 주창했던 모든 것을 다 철회하고 반정립이던 자신의 맞수들(충주책견 혹은 대한택견)과 닮아간다는 것을 내포한다.

 

[태견]의 폄하와 무시는 곧 충주택견측과 유사하게 송덕기옹에 대한 폄하와 무시를 함의할 뿐 아니라, 김정윤옹이라는 걸출한 무예인에 대한 폄하까지도 수반한다.  [태견]은 김정윤옹이 신한승옹에게 한풀 동작을 하도록 시키고 태견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냈으니, 사기를 친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지난번 필자의 주장, 김정윤옹이 그렇게 할 동기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반론으로 동기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나타난 귀결이다.

 

결련님의 주장: “태견이라는 책을 만든 김정윤에게는 송옹을 이용할 동기가 있었다. 왜냐하면 김정윤은 한풀의 기반이 된 일본 유술이 택견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기 때문이다. 그의 황당한 주장은 일본 유술과 택견이 같은 무술로 보이게 만들기 위해 송옹을 이용해 일본 유술과 비슷한 태견이라는 책을 만들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요컨대, 김정윤옹은 한풀이 택견과 같은 무술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송덕기옹에게 한풀 동작을 시켜 태견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다는 것이다. 결국 김정윤옹은 한풀이 택견과 같다는 것을 대중에게 보이려고 했다는 것이 이 거대한 사기극의 동기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결련협회의 주장은 두 가지 점에서 상당한 문제를 지닌다. 하나는 도덕적 상식에 반하며, 다른 하나는 사실적 상식에 반한다. 도덕적 상식에 반한다는 것은, 위와 같은 결련님의 주장이 김정윤옹을 사기꾼으로 모는 것이라는 것이다. 한풀이 비록 인기는 없을지라도 김정윤옹이라는 분이 걸출한 무예인이라는 것을 우리나라 무술인 치고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결련님의 주장은 상당한 도의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한풀측이나 신상득사범의 파람측의 엄청난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폭발력 있는 주장이다. 상식이 있다면 아마도 이 주장이 갖는 도덕적 문제점을 익히 인지할 것이라 본다. 과연 결련협회가 감당할 수 있을까?

 

사실적 상식에 반한다는 것은 [태견] 내용과 한풀 내용이 같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태견]에 나오는 송덕기옹의 동작이 한풀이라는 무술의 동작과 같을까? 한풀측은 자신의 기예에 대한 보안이 철저해서 그 컨텐츠를 알기 어렵지만, 대략 그 핵심이 우리나라의 합기도나, 일본 아이키도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혹은 신상득사범님의 파람을 생각하면 거의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신상득사범님의 스토리에 의하면(사실 이 스토리가 합기도에 관한 가장 종합적인 스토리로 보인다), 최용술옹이 일본 합기유술의 대부로부터 기술 전부를 배웠고, 이것을 김정윤옹이 가장 정통하게 배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윤옹이 보유한 기술, 즉 한풀로 이름붙인 기술집합은 우리가 경험하는 일본 합기유술을 중핵으로 포함하는 더 넓은 기술 집합이다(한풀은 워낙 기술 공개를 안하므로 이정도가 우리가 추론할 수 있는 바이다). 상식적으로 이것과 송덕기옹의 [태견]이 같은가? 아마도 손꺾는 사진 정도를 비슷하다라고 할 수 있지만, 품밟기나 택견춤이나 기타 이마재기, 맴돌리기 등의 수많은 우리말 이름을 갖는 기술들과 동작들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합기유술과 비슷한가? 파람을 통해서 드러난 바와 같이 기본 보폭부터 [태견] 동작들과 한풀은 다르다.

 

김정윤옹의 주장은, 자신이 최용술옹에게서 배운 일본 합기유술이,  1천 몇백년 전에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고, 최용술에 의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송덕기옹 택견은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의 원형적인(혹은 원시적인, 시원적인) 무술 형태를 보유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그것이 김정윤옹의 주장이다. 김정윤옹은 한풀=송덕기택견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그렇게 주장한다면 아마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 합기유술의 몸짓 형태와 송덕기옹의 몸짓은 너무도 다르다. 더욱이 [태견]에 보이는, 그리고 앞에서 링크했던 송덕기옹의 동작 영상과 합기 유술의 동작은 움직임의 특징상 뚜렷이 달라보인다. 또한 한풀 홈페이지에 가면(http://cafe.naver.com/hanuigal/ ), 한풀을 소개하고 있는데, 김정윤옹이 창시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최용술에게서 배운 기예를 그대로 자신이 보유하고 그것의 이름을 한풀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한풀과 송덕기옹 택견이 다른 무술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김정윤옹이 주장한 것은 한풀의 원형(prototype이든 primitive forms)이 택견에 남아 있더라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련님이 언급한 한풀의 기반이 된 일본 유술이 택견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김정윤옹은 한 적이 없다. 만약 이렇게 언급하면 적절할 것이다, “김정윤옹은 일본 유술의 원시/시원/원형적인 형태가 택견에 남아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할 수 있는 주장 중 하나다.

 

김정윤옹의 [택견 원전제작비화](2006)는 글이 조잡하긴 해도 이러한 대의는 잘 실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윤옹은 송덕기옹 동작을 촬영하였던 것이다. 그들에게 [태견]은 일본에 건너가서 발전한 한풀이 일본에 건너가기 전의 천몇백년전의 원형(prototype)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송덕기 택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걸 택견하는 사람들이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태견 원전제작비화, 149-155). 아마도 이 말에는 현재의 한풀과 같이 세련된 형태로라는 부사구가 생략된 말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결련님의 동기 주장, 즉 김정윤옹은 한풀과 택견이 같은 무술로 보이려 했다는 그 동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결련님의 주장을 보다 그럴싸한 주장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바꾸어 말해야 한다. “김정윤옹은 택견이 한풀의 원시 형태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송옹을 이용해 일본 유술에 있는 몇 가지 동작을 넣어 시킴으로써 [태견]을 만들었다라고 말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결련님의 주장이 타당하기 위해서는 [태견]에는 송덕기옹의 택견 동작이 대부분이고, 일부가 한풀에서 하는 일본 유술 동작이어야 한다. 매우 정교한 작업이지 않은가? 김정윤옹은 한풀 기술 중에서 송덕기옹이 시연할만한 동작을 골라야 하고, 또 그것이 금방 보면 합기도 동작이라는 것을 대중들이 알 수 있는 동작이어야 하고, 전체적으로 송덕기옹의 의사대로 동작을 촬영하되, 일부는 김정윤옹이 동작 디렉션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김정윤옹은 정교하기 짝이없는 사기꾼이 되는데, 결련님은 과연 이렇게 주장하고 싶은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태견]에 등장한 사람들 모두와 [원전제작비화]에 등장하는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속여야 하는데, 전문 사기꾼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겠는가?

 

 

 

2. 정낙준 택견론(택견 무술 아님)으로의 경도

 

결련협회가 [태견]을 부정하다 보면, [태견]에 보이는 송덕기 택견의 무술적인 면모를 부정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결련협회 택견론이 자신의 원형성을 주장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귀착될 수밖에 없는 결과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결련협회가 애초 주장했던 무술과 민속놀이의 균형론(필자가 모호하다고 했던, http://blog.daum.net/seomn8967/86 )을 스스로 부정하게 된다. , 택견인 민속놀이라는 정낙준 사범님의 택견론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이번 결련님의 반론글은 결련협회의 이러한 처지를 뚜렷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결련님의 주장: “같은 책에 송옹이 쓴 머리말에는 [그 당시에는 택견이라고 해서 특별한 무술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가를 이용해서 운동하기 좋은 장소에 모여서 실시하던 일종의 민속놀이였다.]라는 문장이 있다. 위대태껸이 택견이 민속놀이가 아니라 격투 무술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송옹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정낙준 사범님의 택견론(http://blog.daum.net/jnj65 )은 가장 뚜렷한 택견-옛법 이분론으로서, 택견은 품밟기를 경기 규칙(효용성 없는 동작임)으로 하는 민속 놀이이고, 옛법은 무술이다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에 대해 필자와 긴 논쟁을 벌인바 있고(이 블로그의 초기 토론 참고, 그리고 정사범님의 블로그 참조), 결련협회 수련생 중 한 분인 삼복님과도 치열한 논전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삼복님은 정사범님의 견해에 대단히 비판적이었고 결련협회 택견론은 무술에 근접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필자는 삼복님과 삼복님의 도장과 달리, 도기현 회장님의 저서에 드러나는 결련협회 중앙의 택견론은 택견-옛법 이분론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정낙준 사범님의 택견론과 달리, 결련협회 택견론은 택견과 옛법을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고, 모호하게 구분하면서 택견은 놀이이면서 동시에 무술이라고 주장한다고 필자는 보았다.

 

그런데 이번 결련님의 글은 결련협회가 뚜렷이 택견을 민속놀이로 규정하면서, 정낙준 사범님의 택견론과 더 가까워졌다. 차이는 정낙준 사범님은 품밝기를 경기 규칙으로 보는데, 결련협회에서는 여전히 품밟기는 아랫발질 피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 뿐이다. 이 시점에서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도기현회장님, 혹은 결련협회 중앙은 정낙준 사범님의 택견론을 수용하는가?

 

결련협회가 많이 기대는 박종관 저서 [전통무술 택견]에는 송덕기옹 명의의 머리말이 나온다. 결련님은 이 머리말이 그대로 송덕기옹의 육필을 옮긴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 머리말에 택견은 민속 놀이라는 표현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결련협회의 택견=민속놀이론을 옹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머리말 진술을 보면 송덕기옹의 육필을 그대로 적은 것이라기보다는 박종관 사범이 쓰고 송옹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왜냐하면 머리말의 내용이 책 저술 이전에 알려진 신문 기사나 문화재 조사보고서의 내용을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택견을 민속놀이로 보는 견해는 문화재 지정 당시 문화재 지정을 위해 강조했던 측면(1981년 오장환 지정조사 의뢰서, 1982년 임동권 무형문화재 조사보고서, 1983년 이보형 전수실태조사)으로서, 이후 이용복 총사의 대한택견이 뚜렷이 택견을 경기-놀이(‘격식을 갖춘 싸움이 격투 운운 http://blog.daum.net/seomn8967/55 )를 지향한 이후, 결련협회가 지향했던 택견관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견해는 [태견]의 등장 이후 커다란 의문에 휩싸였다.

 

사실 결련님의 글에서 결련협회가 택견의 놀이성을 강조하는 것은, 다소 당혹스러운 면이 있다. 왜냐하면 결련협회는 지금까지 택견의 무예성과 놀이성을 동등하게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필자가 모호하다’, ‘이중적이다라고까지 표현했겠는가?(http://blog.daum.net/seomn8967/86 ). 그리고 필자와 긴 논쟁을 수행한 삼복님의 주장 중 하나는 결련협회가 무술지향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견해는 지금, 그런 결련협회 수련생의 주장을 배반하고, 오히려 정낙준 사범님의 견해에 기우는 것이다.

 

송덕기옹은 여기 이 의혹스러운 박종관 저서의 머리말 이외에, 민속놀이 언급을 한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송덕기옹은 무술, 싸움 등등의 거친 표현을 하였다. 1970년대에는 태권도 고단자들을 가르쳤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더욱이 박종관 저서는 머리말의 민속놀이라는 표현 이후에, 전체적으로 무술적 면모를 보이고 있지 않은가? 품밟기 이후 처음 나오는 기술이 가지치기, 안경씌우기, 코침주기, 낙함 등등 충주 택견에서 쌈수로 분류한 기술들이다. 이러한 점은 박종관 저서의 머리말에 보이는 진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든다. 과연 이 책 머리말의 민속놀이 운운은 송덕기옹의 wording인가? 1980년대 초의 민속놀이론은 문화재 지정을 위해 유리한 특성이었다. 당연히 무술이니까, 경기도 가능했을 것이고, 명절날 소프트한 게임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술이 놀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송덕기옹이 보여준 모든 영상들([태견] 자료를 포함한 모든 자료)을 모두 종합했을 때, 송덕기옹의 기예는 무술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3. 택견 낱기술론에서 박종관 저서만을 근거로 취함

 

결련협회는 이제 박종관 저서 [전통무술택견]에 점점 더 많이 기대고 있다. 그것도 박종관 저서 중에서 결련협회 택견론을 지지하는 부분쪽으로만 기울고 있다. 사료는 폭넓게 보고 균형 있게 해석해야 한다. 특히,결련님은 박종관저[전통무술택견]의 택견론 진술들, 즉 씨름과 유사한 낱기술론에 대한 진술들을 들어 그것이 송덕기옹의 택견론을 말한 것이라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 박종관저 [전통무술택견]을 송덕기 저, 박종관 정리라고 표현한다.

 

결련님의 주장: “송옹의 책에는 택견은 낱기술이고 투로가 없다는 것이 강조되어 있다. 전통무술 택견[송덕기 저, 박종관 정리]  11 보통의 권법과 같이 일정한 투로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며’....”(이하 생략)

 

책의 표지를 보자. “전통무술 택견이라고 책 제목을 달고, 저자 표시에 보유자 송덕기/정리자 박종관이렇게 적고 있다. 송덕기옹은 이 책의 저자일까? 책의 머리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송덕기옹의 재가 하에 박종관 사범이 송옹에게서 배운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문체가 박종관 사범의 문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도 그 중 하나다. 송덕기옹의 인터뷰에 보이는 할아버지의 입말은 동네 할아버지의 말투고, 송옹이 쓴 편지글의 문체는 대단한 의고체이다(“귀향하신 후 격조하여 궁금하든 차 귀댁의 글을 받으오니 반갑기 그지없오이다”, 이승수, 2007). 송덕기옹은 박종관 사범에게 택견을 가르쳤을 뿐이고 그렇게 박종관 사범이 배우고 익히고 이해한 것을 책으로 정리했으므로, 이 책의 저자는 당연히 박종관 사범이다. 그리고 송덕기옹을 존중하여 보유자로 이름을 먼저 올린 것이다. 송덕기옹이 과연 책에 나온 글을 쓰고, 사진을 붙이고 했을까? 그리고 송덕기옹이 과연 머리말을 그대로 썼을까? 머리말 내용을 보면 그당시까지 있었던 송덕기옹 취재 기사들, 그러니까 예용해 기사들, 그리고 이보형(1983)의 전수실태 조사에 나오는 송덕기옹 기사들 수준의 진술들이다. 이러한 진술들은 박종관 사범 자신이 송덕기옹으로부터 들은 내용과 기존에 알려진 기사들 내용을 종합하여 진술하고 추후 송덕기옹의 재가를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이 책의 머리말을 송덕기옹의 육필 그대로라고 믿는 사람은 현재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도기현 회장님 또한 그렇게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 머리말을 그대로 송덕기옹의 육필 증언으로 규정하는 것은 의아스럽다. 오히려 이 머리말에는 박종관 사범의 택견론이 개입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전에도 주장하였거니와, 박종관 저서는 택견론 부분에서는 낱기술론을 견지하고 있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박종관 저서는 송덕기옹 택견을 소개하면서 기술을 설명할 때, 일정한 수련 형태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이 존재한다. 즉 코침치기를 설명하면서 왼손으로 먼저 상대의 공격을 제어한 후 오른손 본공격을 한다든지 하는 패턴의 설명이 많이 있다. 이것이 송덕기옹 택견의 수련형태라는 것이다. “코침치기가 그냥 코침을 치는 것이고 그에 대한 특별한 수련 형태는 따로 없다고 보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만약에 송덕기옹 택견 체계에서 코침치기가 코침을 치는 것일 뿐이면, 코침치기를 특별히 수련할 필요가 없어진다. 어떻게든 상대의 코 부위를 치면 되니까. 그런데 박종관 사범의 코침주기 설명에는 코침주기의 기법은 단독으로 쓰인다기보다는 발의 사용과 연결되며 활개짓으로 방어한 후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적고 있다(52). 이 것은 박종관 저서의 택견론인 낱기술론과 분명 배치되는 진술이다. 이러한 연동론적인 진술들은 기술 설명 부분에서 숱하게 나타난다(http://blog.daum.net/seomn8967/107   3절 참조).

 

그렇다면 박종관 저서에 나타나는 이 배치되는 진술들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첫번째 방식은 박종관 사범 자신의 혼란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박종관 사범 자신이 송덕기옹 택견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못해서, 즉 충분히 배우지 못해서, 연결된 수련 형태로 배우고서도 낱기술이라고 해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 방식은 쉽게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종관 사범을 존중하지 않는 이해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이해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박종관 사범이 낱기술의 ""을 좀 다르게 해석했다고 이해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이 두번째 이해 방식이며 좀 복잡하다. 무슨 말이냐면, 박종괌 사범은 코침치기에서 앞손으로 상대 공격 제어하고 한 걸음 걸으며 뒷손으로 상대 코를 가격하는 이 일련의 동작 집합을 코침치기의 ""기술로 해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박종관 사범에게 형이나 투로란, 태권도의 태극1, 무예도보통지 권법편의 32, [태견]의 택견춤과 같이 일련의 기술들을 연결시켜 하나의 긴 퍼포먼스 집합으로 만든 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도기현 회장님이 말하는 낱기술의 ""과 박종관 저서에 나오는 이 다르다는 것이다. 도기현 회장님의 은 씨름의 배지기, 복싱의 스트레이트와 같은 것이고, 박종관 저술에 나오는 은 택견 기술 설명에 나오는 일련의 동작 연쇄(특정 기술의 수련형태)를 일컫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박종관 저서의 투로/은 태극1장이나 택견춤과 같은 기술들의 연쇄 동작 퍼포먼스를 일컫는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종류 내용 결련협회의 해석 박종관 사범의 해석
 낱기술 씨름의 배지기, 복싱의 스트레이트, 택견의 코침치기에서 코를 때리는 동작 낱기술 낱기술,
 투로/1
(짧은 형태)
박종관 저서의 코침치기 설명에서, 앞손으로 제어하고 걸어가 뒷손으로 가격하는 동작까지의 묶음. 투로/ 낱기술
 투로/2
(긴 형태)
태권도의 태극1, [태견]의 택견춤, 무예도보통지의 32세장권 투로/ 투로/

 

즉 박종관 저서에 나오는 서로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진술들은 박종관 사범이 투로 을 위에서 정리한 (c)투로/2로 해석하고 있었고, 위의 (a)낱기술과 (b)투로/1까지를 모두 낱기술로 해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위의 (b)투로/1(수련형태)로 송덕기옹의 기술을 설명하면서도 투로나 형이 없는(사실상 위의 가 없는) 낱기술론(위의  로 이루어진)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두 번째 이해 방식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박종관 사범의 [전통무술 택견]의 혼란된 서술을 납득할 수 있게 된다.

 

결련님은, 혹은 결련협회측은 두 번씩이나 사료를 치우쳐 취하고 있다. 하나는 송덕기옹의 풍부한 동작 사진을 담고 있는 [태견] 자료를 무시하는 것이고, 두번째 것은 박종관 [전통무술택견]에서도 결련협회 택견론에 유리한 부분만을 취하여 사료 전체가 그렇게 말하는 것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전에도 누차에 걸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료는 편견 없이 최대한 폭넓게 수집하고 해석해야 한다. 필자의 주장은, 박종관 사범님의 저서를 편견 없이 폭넓게 취했을 때, 그리고 박종관 사범님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고 전제하면, 위의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해석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인 것이다.

 

박종관 저서 133쪽의 경우와 27쪽의 경우를 보자.

 

결련님의 주장: “ 133, '택견에는 일정한 형이 없으며 정해진 규약도 없다.', '딴죽을 치고 낚시걸이를 하라는 등의 일정한 약속 대련식은 있을 수 없다.', '예를 몇 가지 만들었을 뿐이다.', '수련자 각자의 특성과 재질에 맞도록 갖가지의 기법들을 조합시켜서 실시하면 된다.'”

 

 133쪽의 진술은 박종관 저서의 맨 마지막 편으로서 제 5 "손기술과 발기술의 연습"이라는 편의 서론에 나오는 것이다. 이 제 5편은 제1의 방법, 2의 방법, ... 등으로 표현되어 있어, 택견에서 흔히 하는 상호 연습(거의 태권도 약속대련식 연습)을 실어놓고 있다. 예컨대 제1의 방법은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안짱다리 차고 밭장다리 차고 하는 연습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연습은 아마 모든 택견 단체들에서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박종관 사범이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교수자이신 송덕기옹에게서 택견을 배운 후 투로/2(태극1장과 같은)이 없는 것을 보고, 어떻게든 교육-전수를 위해 자신이 송옹 지도로 자주 연습했던 것을 약 19가지로 정리하여 실어놓은 것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이러한 연습 형태들이 정해진 투로/2인지 알 수 없으므로, “반드시 여기에서 제시한 내용대로 연습하라고 정해놓은 것이 아니다”(133)라고 진술했던 것으로 보인다.

 

27쪽을 인용한 다음 주장을 보자.

 

결련님의 주장: “(박종관 저서) 27쪽에 있는 [택견은 손기술과 발기술이 연결되어야 한다.]라는 문장이 투로를 의미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문장 아래에는 [그러나, 어떤 기법 뒤에는 어떤 것을 연결할 것인가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자신의 변화와 상대의 변화에 따라서 결정된다.]라는 문장이 이어 나온다. 택견에는 투로가 없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고 있다. 위대태껸의 투로는 송옹의 원형 택견과 다르다.”

 

그런데, 27쪽에 나오는 그러나, 어떤 기법 뒤에는 어떤 것을 연결할 것인가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자신의 변화와 상대의 변화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진술은 택견의 활용이라는 제목의 절에 나오는 것으로서, 실제 경기에서의 기술 활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술을 실제로 활용할 때에는 당연히 투로니 형이니 하는 것이 의미가 없고, 그때 그때 기술을 연결해서 써야 한다. 이건 너무나도 상식적인 진술로서, 택견에 투로/(이든 )이 있다는 주장과 배치되지 않는다. 투로/형이 있는 여타의 무술도 경기 시합 때는 효과적인 기술 연결을 사용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수련 형태로서, 무술의 학습 체계 내에서의 투로/형의 존재 여부이다. 필자의 주장은, 박종관 저서에 택견은 낱기술이라고 적혀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결련협회가 주장하듯, 씨름이나 복싱같은 수준의 낱기술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박종관 저서의 기술 설명을 보면, 위에서 말한 투로/1(짧은 형태)가 존재하는듯한 설명이 다수 나타나며, 이것은 고용우 택견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나아가 위에서 말한 투로/2(긴 형태)의 경우는 박종관 저서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태견]에 나타나며, 역시 고용우 택견에 그대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송옹의 원형 택견에 투로가 없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고 있으며, 투로가 있을 수 있다는 증거들이 다수 존재하므로, 결련님의 위대태껸의 투로는 송옹의 원형 택견과 다르다라는 주장은 섣부른 판단이다.

 

 

4. 종합론

 

이제 결련님의 글 맨 앞 부분의 종합론을 보자. 결련님은 송덕기옹 원형 택견의 특징은 정품밟기-낱기술-민속놀이라는 것이다. 위대태껸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원형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련님의 주장: “송옹의 원형 택견의 특징은 (1)품밟기[정품], (2)낱기술[투로 없음], (3)민속놀이[씨름처럼 주로 넘어뜨려 승부를 냄. 추가적으로 호신술인 옛법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결련택견은 송옹의 원형 택견의 특징과 동일하다.”

 

당연히 대전제가 틀렸다. “(1)품밟기[정품], (2)낱기술[투로 없음], (3)민속놀이[씨름처럼 주로 넘어뜨려 승부를 냄. 추가적으로 호신술인 옛법 존재.]”는 도기현 택견, 결련협회 택견의 특징이다. 송덕기옹 택견의 특징이 아니다. 이 명제는 한번도 입증된 적 없으며, 도기현 회장님 스스로의 주장이다. 교차검증의 방법에 의해서도 도회장님의 품밟기 정도가 "검증"되었을 뿐, 결련협회 택견의 다른 기술 체계들이 모두 검증된 것이 아니다. 또한 택견이 민속놀이인지, 투로가 전혀 없는 낱기술(씨름과 흡사한)인지도 검증된 바 없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는 "입증", "검증"이라는 말은 자연과학 스타일의 입증, 검증이 아닌 인문학 스타일의 입증, 검즘임을 유의하기 바란다.

 

더욱이, 결련협회 택견의 특징으로 제시하는, 혹은 결련협회가 이것이 송덕기 택견 원형이라고 주장해 마지않는 위의 정품밟기-낱기술-민속놀이는 곧바로 정낙준 사범님의 택견론(http://blog.daum.net/jnj65 )과 같아진다. 차이는 정품밟기를 경기 룰로 이해하느냐 아랫발질 피하기 기능으로 이해하느냐의 차이 뿐이다.

 

또 결련님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결련님의 주장: “위대태껸의 특징은 (1)품밟기[정품], (2)투로, (3)격투 무술 이라고 할 수 있다. 위대태껸은 품밟기[정품]만 제외하면 송옹의 택견과 완전히 다르다.”

 

전술한 바와 같이 결련협회택견=송덕기 택견 등식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위 문장에서 송옹의 택견과 완전히 다르다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완전히 다른지 알 수 없다고 해야 정직한 표현이다.

 

 

5. 기타 주장들

 

(1) 결련님의 주장: "위대태껸은 자신의 택견이 기술의 종류와 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원형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문장에 "송덕기옹이 보여준 기술들과 일치하는"이라는 말을 끼워 넣으면 맞는 말이다. 위대태껸은 자신의 택견이 '송덕기옹이 보여준 기술들과 일치하는 기술의 종류와 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원형이라고 주장한다.

 

(2) 결련님의 주장: “같은 책에 송옹이 쓴 머리말에는 [박군은 이것을 정리하고 보존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여 오늘에 와서 택견의 전부를 공개하게 된 것이다. 아무쪼록 택견의 원형이 변형되지 않고 전승되어 우리 선조들의 전통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에는 택견의 전부를 공개했다고 했는데 100% 완벽하게 택견의 전부를 공개했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택견의 거의 대부분의 기술이 공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대택견에는 새로운 기술의 종류와 수가 많다. 이는 오히려 위대태껸이 원형으로 멀어져 어떤 왜곡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결련협회는 이제 박종관 저서를 송덕기 택견의 알파와 오메가로 보려고 하고 있다. 박종관 저서에 이렇게 깊이 의존하는 것은 [태견] 자료에 눈감기 위한 방책이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해야 할까? 박종관 사범님은 물론 훌륭한 무예인이시나 송덕기 택견 사사 기간이 5년을 넘지 못한다. 아마도 3년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며, 도기현 회장님이 사사한 연한으로 알려진 기간보다 작거나 비슷하다. 그런데 나중에 나타난 [태견]에는 박종관 저서에 나오지 않은 기술들이 다수 등장한다. 과연 100%일까? 박종관 저서의 머리말에 나오는 "택견의 전부"가 과연 송덕기옹 기예의 전부였을까? 송덕기옹은 물어봐야 가르쳐주는 교수 스타일이라는 것은 다 알려진 것이다. 박종관 저서에는 혈누르기도 안나오는데, 사진 등장 인물 중 한 분으로 보이는 이준서 선생님이 송덕기옹으로부터 그 기술을 배우고 있지 않는가(http://blog.daum.net/seomn8967/88 ). 박종관 저서의 머리말에 나오는 "택견의 전부"를 송덕기옹 택견의 전부로 받아들여야 할까? 오히려 박종관 사범님이 배운 택견의 전부라고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3) 결련님의 주장: “또한 위대택견은 위대태견이 태견[김정윤 저]과 일치하기 때문에 위대택견이 원형이라고 주장하는데 많은 택견인들은 태견이라는 책은 한풀의 영향을 받은 책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여전히 이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필자가 일전에 최유근 의혹이라고까지 이름을 붙인 의혹은 대부분 특별한 근거 없이 언급되는데, 여기서도 그렇게 새로운 근거를 대고 있지 않다. 필자는 언젠가 결련협회인들이 스스로 의혹을 제기하고, 그런 의혹이 있다고 말한다는 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대단히 주관적인 의견을 일정한 객관성을 획득한 주장처럼 포장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묻고 싶은 것은 그 많은 택견인들이 누군가? 어떤 사람들인가? 내가 아는 한 [태견]의 한풀 영향론을 가장 집요하게 주장하는 측은 결련협회 중앙 뿐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주장하기도 한다.

 

결련님의 주장: “심지어 어떤 송옹의 제자들은 송옹이 김정윤에게 돈을 받고 타 무술의 모델 역할을 해 태견이라는 책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그들의 스승을 폄하하는 주장인데 태견이라는 책이 너무 황당했기 때문에 그런 주장까지 했던 것 같다.”

 

이 역시 그 어떤 송옹의 제자들이 누군가 무척 궁금해진다. 아마도 최유근 선생님을 포함하는가? 필자는 일면식도 없지만, 설마 제자가 스승에 대해 그런 험악한 의혹을 갖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필자가 의혹의 이름에 최선생님을 넣었지만, 사용할 때마다 송구한 마음은 금할 길 없다. 순전히 토론을 위한 네이밍이지만 기분 좋을리 있겠는가?

 

(4) 결련님의 주장: “위대태껸이 태견[김정윤 저]과 일치한다는 것은 위대태껸이 원형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태견처럼 한풀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다. 위대태껸의 회장인 고용우는 태견[김정윤 저]에 시연 모델로 등장한다.”

 

[태견]의 한풀 영향론을 주장하려면, [태견]에 나오는 이 기술과 한풀에 나오는 이 기술이 동일하다는 근거를 갖고 와야 비로소 토론이 가능하다. 고용우님이 [태견]에 등장한다는 이유로 [태견]의 한풀 영향론을 주장할 수 없다. 엑스트라로 등장한다고 그 영화 감독한 것이라는 것과 같은 주장이다.

 

(5) 택견님, 당당님의 주장(이건 댓글에 있는 주장): “위대태껸이 원형을 주장하려면 자신의 택견이 어떤 모습인지 먼저 공개하는 것이 예의다. 자신들은 뒤에 숨어 정체를 들어 내지 않으면서 타 단체를 비난하는 것은 매우 비겁한 행동이다.”

 

"공개"의 범위가 어떤 것인지 묻고 싶다. "공개"라는 것이 책을 출간하는 것이라면, 아마도 결련협회 역시 책 수련내용 책 출간([우리무예택견] 기준으로) 2007년으로 알고 있다. 물론 [나의스승 송덕기] 2003년이긴 하다. 그러나 결련협회가 대한택견에 제기한 역품 논란이 과연 도서 출간 이후에 있었던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공개"라는 것이 영상 공개하고, 시연하고 하는 것이라면 위대태껸 역시 수련생이 적어서 그렇지 나름대로 영상 올리고, 시연하고 했다. 그리고 공개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수련원 오면 배울 수 있고, 또 양천구청 문화센터에 화목토 7시면 언제든지 참관도 된다. 멋적으면 유리문이니까 그냥 밖에서 구경할 수도 있다. 게다가 결련협회는 위대태껸 영상 일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정도면 어느 정도 열려진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수련 인구가 많아지면 점점 기술이 공개될 수밖에 없다.

 

 

6. 에필로그

 

결련협회의 원형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태견] 자료의 가치를 낮추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책의 성립에 등장한 송덕기옹과 김정윤옹을 폄하해야만 한다. 송덕기옹을 폄하하면 결과적으로 정경화보유자의 송덕기 고령론을 옹호하는 셈이 되고, 김정윤옹을 폄하하면 한국 무술계에서 최배달과 비슷한 수준의 명망을 갖는 최용술의 제자를 폄하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그것을 또 억지로 수행한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정낙준 택견론이거나 이용복 택견론의 길로 가게 된다. 이것이 결련협회의 원형성 주장이 갖는 딜레마이다.

 

이러한 사태는 [태견] 자료가 결코 허위로 작성된 자료가 아니라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다. [태견-원전제작비화]에 나타나듯이, 김정윤옹은 1985~1986년도에 송덕기옹의 택견 동작을 사재를 털어가며 촬영하였다. 그리고 송덕기옹이 기술 이름을 말하고 동작을 보여주었고, 고용우님, 이준서님은 물론 김정윤옹의 제자들까지 같이 협력하여 촬영하였다. 김정윤옹의 밝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송덕기옹의 동작 영상은 이같은 점을 잘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결련협회의 택견은 도기현회장님의 택견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며, 송덕기 택견 원형의 타이틀은 이제 고용우 택견에 붙여야 타당하다. 물론 현재까지는 그렇다는 것이다. 또 언젠가 송덕기옹의 택견과 더 박진한 제자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술이든 학문이든, 혹은 예술이든, 완성이란 없으며, 제논(Zenon)의 거북이처럼, 끊임없이 나아가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본 글은 태껴넷(http://taekkyeon.net )에도 실렸습니다.